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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수준에서 본 아보카도의 일생
- 작성자
- 이재형
- 등록일
- 2026-07-09
- 조회
- 11
분자 수준에서 본 아보카도의 일생
- 아보카도의 수확 후 부위별 변화 첫 규명, 숙성 단계별 품질관리 단서 제시 -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백현동, 이하 식품연)은 핵자기공명(NMR)을 활용해, 아보카도가 수확 후 숙성되는 동안 과육·껍질·씨앗에서 일어나는 분자 변화를 종합적으로 규명했다.
‘숲에서 나는 버터’로 불리는 아보카도는 건강에 좋은 지방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과일이다. 수확 후에도 계속 숙성되는 '후숙형' 과일인 만큼, 숙성 정도에 따라 맛과 식감, 영양이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당이나 지방산 등 일부 성분만 개별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대부분이었으며, 과육·껍질·씨앗에서 후숙 과정에 따라 어떤 분자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Hass' 품종 아보카도를 미숙·완숙·과숙의 세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의 과육·껍질·씨앗에 존재하는 다양한 대사 물질을 핵자기공명(NMR) 기반 대사체학 기법으로 동시 분석했다. 그 결과, 후숙이 진행되는 동안 과육과 껍질에서는 당류를 비롯한 수십 종의 대사 물질이 크게 변화한 반면, 씨앗은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장 큰 변화는 당 성분에서 나타났다. 후숙이 진행되면서 포도당·과당·자당과 아보카도에 풍부한 7탄당인 만노헵튤로스와 페르시톨은 빠르게 감소한 반면, 산화된 형태의 당은 증가했다. 이는 숙성 과정에서 당이 에너지원으로 소비되는 동시에 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 물질이 생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결과다.
아미노산의 변화도 확인됐다. 가지사슬 아미노산(BCAA)은 감소한 반면, 감칠맛과 관련된 글루탐산과 글루타민은 증가해 잘 익은 아보카도 특유의 풍미가 형성되는 분자적 근거를 제시했다. 또한 p-쿠마르산과 아피게닌 유도체 등 폴리페놀 계열의 항산화 물질도 증가해 후숙된 아보카도의 건강 기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통해 확보한 단계별 분자 지표는 앞으로 아보카도의 성숙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유통 및 저장 조건을 맞춤 설계해 맛과 식감, 영양을 동시에 유지하는 기술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숙성 정도에 따라 부위별 활용 가치를 높이는 맞춤형 활용 전략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식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Postharvest Biology and Technology 2026년 1월호에 게재됐다.
식품연 스마트제조연구단 윤대용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아보카도가 익어가는 과정을 NMR 대사체학 기법을 통해 분자 수준에서 처음으로 종합적으로 그려낸 결과로, 어떤 성분이 언제, 어디서 변하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며 "이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풍미와 기능성을 정확히 살릴 수 있는 후숙·저장 기술과 부위별 활용 전략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